[서평] 황석영의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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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한국전쟁 중 기독교도들이 양민을 대규모로 학살한 신천 사건을 소재로, 기독교계와 사회주의자들 간의 혈투가 낳은 비극을 그리고 있다.‘손님'이라는 상징어가 말해 주듯, 저자는 기독교와 맑스주의를 주체적 근대화에 실패한 우리에게 외부에서 이식된 '손님'으로 규정하고, 이들 두 손님에 의해 우리 근대사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땅에 들어와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긴 이 두 가지 이데올로기와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서로를 죽이고 다치게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원한과 또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을 그려냈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하여 앞으로 남북 통일과정에 나타날 남북한의 누적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외세에 의해 자행된 민족의 비극을 무작정 덮어두고 잊을 것이 아니라,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피맺힌 원한을 풀고 공존하는 통일로 가기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라는 굴레를 벗어버리고 민족 화해의 시대를 맞이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생각은 일면 타당하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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