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지구를 부수지 않고 사는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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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지구를 부수지 않고 사는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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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우선 책을 고르는데 있어 어려움은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은 것이어야 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의 제목은 유난히 나의 눈길을 끌게 했다. 독후감은 대학에 와서 처음 써보는 것이다. 주로 서평이나 평론은 써보았지만 독후감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실어야 한다는 데에 많은 부담감이 있다. 내가 과연 이 방대한 양의 독후감을 전문적인 지식 없이 써내려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불안감에서부터 처음 출발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그만 아파트에서 산 적이 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면 언제나 조금 복잡한 마음이 되곤 하였다. 한 동에 세 군데의 현관이 있고, 그 현관 옆으로는 쓰레기장이 있었다. 5층 짜리 아파트였으니까 좌우로 마주한 두 집씩, 그러니까 열 집에서 내버리는 쓰레기가 1층의 그 쓰레기장으로 신나게 떨어진다. 그 곳에 청소부 아저씨가 기어 들어가 신나게 떨어진 그 쓰레기들을 비닐 보자기에 손으로 끌어 담았었다. 한 보자기가 되면 안에 들어갔던 아저씨는 밀고, 밖에서 서 있던 두 아저씨는 잡아 당겨가며 끌어내 청소차로 옮겨갔었다. 그 일은 한 번에 끝나지 않았었다. 열 집에서 버린 쓰레기니까 적어도 두세 번은 다시 기어 들어가야 했다. 청소부원 복장으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어서인지 그 아저씨들은 넝마를 입고 있었다. 한바탕 전체 아파트를 돌고 나면 빨 수조차 없이 더러워져 그냥 버리기 위해 일부러 넝마를 주워 입은 모양이었다.
문을 닫아 놓았을 땐 몰랐는데, 그 쓰레기장이란 건 우서 냄새가 지독하다. 그런 냄새나는 곳에 기어들어가 쓰레기와 범벅이 되는 모습은 천하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을 귀가 닮도록 배워온 나는 그 아저씨들의 일하는 모습을 천하다고, 함부로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천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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