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안내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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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대에 대한 무한한 희생과 배려를 바탕으로 하고, 착취는 몰인정하게 남의 희생을 강요하여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의미로 여겨져 언뜻 상반된 의미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랑과 착취의 심리’를 만나 사색의 시간을 가질수록 실제로는 ‘사랑’이라는 탈을 쓰고 착취의 행위를 하고 있는 사실을 접하고 새로운 깨달음과 동시에 자아성찰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책의 핵심적 단어인 ‘나르시시즘’은 19세기 독일의 정신과 의사 폴 네케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소년 나르키소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이야기에서 착안하여 만든 심리학 용어로 자기를 사랑의 대상으로 삼고 거기에 도취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유년기 초반에 거쳐야하는 정상적 단계로 이 시기에 형성된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긍정적인 자기인식의 토대가 되어 ‘자기계발’이란 지속적인 동력을 제공하여 각 개개인으로 하여금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한다고 한다.
‘공왕병(公王病)’에 걸려 세상의 중심을 자신으로 착각하여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을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세태의 흐름에 일침을 가하는 ‘임상경험서’이어서 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평소 부모들의 자녀양육의 목표가 무조건적으로 ‘내 자식이 최고’라는 가치에 목숨을 거는 듯한 공통적인 현상으로 비춰져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일부 성공한 ‘사회적 모델’의 결과만을 강조하는 맹목적인 분위기가 당혹스러울 때도 있었다. 평소에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주체로서 삶을 성취해 가는 과정에서 단계별 완성을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자각함과 동시에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유와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아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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