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문학의 이해-<돈 끼호테>에서처럼 화자가 갑자기 돌출하여 서사과정에 개입하여 자신이 들려준 이야기가 허구임을 밝히는 행위에 주목하여, 이를 근대적인 주체의 인식론과 관련하여설명
- 최초 등록일
- 2014.04.15
- 최종 저작일
- 2011.09
- 6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2,5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돈 끼호테의 2차출정과정에서 여행용안경과 양산을 든 베네딕트교단 소속의 수도사가 등장한다. 돈 끼호테가 수도사를 미녀를 유혹하는 마법사라고 오인하고 수도사들을 마구 두들겨 패서 도망가게 만든다. 이 대목에서 작가가 등장한다. 작가는 자신이 모범으로 삼아 글을 쓰는 원본이 여기서 끝난다며 돈 끼호테의 이야기를 중단시킨다. 글의 화자는 톨레도로 떠나서 아랍의 역사학자가 쓴 글을 줍는다. 작가 세르반테스는 실은 아랍 역사학자의 이야기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후 이를 소재로 하여 돈 끼호테의 모험을 계속 써 나아간것 뿐이라고 한다. 이는 전통을 비난하는 책임이 두려워서 당시 절대왕조와 종교재판소의 감시하에 수많은 작가들이 희생되었음을 고려하여 책임과 처벌을 피하기 위한 세르반테스의 재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과 허구의 관계를 넘나드는 아이러니 기법으로 볼 수도 있다. 문학은 제2의 현실이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칙들이 무너지고 문학은 실제로는 현실인 듯 보이지만 허구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실과 허구의 절대적인 구분이 무너지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이것은 근대적인 인식론을 선취하는 중요한 징후로 간주할 수 있다.
돈 끼호테의 이야기가 세르반테스 자신의 창작물이 아니라 베넹헬리의 글을 자신이 재 수록한것에 불과하다는 작품에 삽입된 에피소드는 역시 처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실과 허구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이중적인 세계가 동시에 진리가 될 수 있다는 근대특유의 인식론적인 흐름을 선취한 것으로 보인다. 근대가 발전할수록 현실과 허구의 공존이라는 주제 혹은 대립적인, 서로 다른 사건들이 동시에 진실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은 낭만주의에 접어들면서 더욱 확고하게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인식은 현대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서 거의 정설처럼 자리잡았다.
<중 략>
세바스찬 바흐는 푸가 작품에서 자신의 이름 철자인 “B-A-C-H'음조에 기초하여 음악을 작곡함으로써 자기반영성을 은근히 드러낸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 들어 랠프 본 윌리엄스의 ‘음악을 위한 세레나데’같은 작품도 자기반영성을 비교적 잘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이러한 현상은 청각 예술인 음악보다도 시각 예술인 미술에서 좀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15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한스 멤링, 15세기와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뵈 마사이스, 17세기 스페인의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파블로 피카소와 르네 마그리트, 그리고 에른스트 에셔 등 같은 화가들이 자기반영성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실제 세계를 반영하거나 재현하는 작업 못지 않게 예술을 창조하는 과정이나 행위 그 자체를 아주 중요한 주제로 삼았다.
참고 자료
문학의 기본 개념 14 <포스트모더니즘> (김욱동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