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소년이 온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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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호의 눈에 비친 5.18
슬픈 이야기는 그해 5월 중학생이던 동호로부터 시작된다. 상무관 바닥에는 시신이 들어있는 관들이 줄지어 놓여있고 태극기가 덮인 관 위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유난히 더위가 일찍 찾아온 그해 5월의 어느 날 중학생 동호는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는 시신을 지키고 있다. 함께 시신을 지키던 고등학생 누나들이 궐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나가고 혼자 남았을 때 동호는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정대의 시신은 어디에 있을까. 정대는 체육복 추리링을 입고 있어서 멀리서도 금방 찾을 수 있는데……’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죽음과 살아남은 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비춘 소설이다. 중학생 동호를 중심으로 함께 상무관에서 시신을 지쳤던 고등학생 누나 ‘은숙’은 훗날 출판사에서 일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일곱 대의 뺨’을 맞기도 하고 ‘선주’ 누나는 또한 수사관에게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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