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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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가와 도서관에는 부의 000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어느 때나 그랬지만 부자가 되기 위한 비법서 같은 책들은 항상 소재만 바뀔 뿐 트렌드에 따라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복제하듯 앞다투어 출간된다. 물론 저마다 나름의 스토리와 전문성을 가지고 쓰였겠지만 하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제목으로 몰려서 나온다는 것이 아무래도 꺼림칙스러워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원래도 부자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그 오리지널이 있을 것만 같은 아류작처럼 보이는 책들을 시간을 들여서 읽는 것은 뿌듯함보다는 오히려 낭비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니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부자가 되고 싶다. 다만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아니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 스스로 통제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기보다 좀 더 쉬운 방법이 있다면 물론 기꺼이 그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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