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21.10.08
- 최종 저작일
- 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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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황지우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감상문
목차
I. 들어가며
II. 시의 지평을 넓히는 시
III. 일상적인 시
IV. 개인사의 확장
V. 자신의 시를 의심하는 태도
VI. 시작 메모와 시 사이의 간격
VII. 나가며
VIII. 참고자료
본문내용
I. 들어가며
이 년 전쯤 본격적으로 시집을 읽기 시작했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이 그의 시집들이었다.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펼쳤을 때 무척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동시에 매우 기뻤다. 시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겠구나. (이후 시적인 제약 조건들을 허들처럼 넘어가며 하고 싶은 말을 겨우 겨우 더듬거리면서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II. 시의 지평을 넓히는 시
김종수 80년 5월 이후 가출
소식 두절 11월 3일 입대 영장 나왔음
귀가 요 아는 분 연락 바람 누나
829-1551
이광필 광필아 모든 것을 묻지 않겠다
돌아와서 이야기하자
어머니가 위독하시다
조순혜 21세 아버지가
기다리니 집으로 속히 돌아오라
내가 잘못했다
나는 쭈그리고 앉아
똥을 눈다
-심인
'심인'이라는 제목이 독특하다. 한자가 병기되어 있지 않아 뜻을 넘겨 짚어야 한다.
< 중 략 >
생각보다 일상적인 내용의 시가 너무 많다. 시와 일기 사이 어디엔가 걸터앉아 있는 이런 시도 시가 될까 싶다. 시를 쓰다 보면 이렇게 쓰는 시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부분 이렇게 자신의 일상을 고백적으로 쓰면 시적인 느낌이 나지 않는 글이 된다. 그래서 고치고 또 고치고 하다 보면 처음 시를 쓰고자 했을 때의 의도가 상당 부분 날라가 버린다. 그렇게 되면 좋은 시를 향한 시인의 혼, 또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황 시인은 대체로 시를 쉽게 쓴다고, 인터뷰 기사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너를 기다리는 마음'의 경우 십여분 만에 휘갈겨 썼다고 했다. 습작을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내 시에서 좋은 구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나만의 목소리를 획득하는 순간인 것인데,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시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요즘시인'의 목소리, 그러니까 창작자의 진심이 담긴 목소리가 아니라 시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