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라스 폰 트리에의 <멜랑콜리아>_유한과 영원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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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 나를 방문한 우울이 좀처럼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그것이 만성적으로 내 안에 진득하게 머무를 때 그것은 ‘정상’의 범주에서 낙오되어 ‘우울증(melancholia)’이라는 병으로 명명된다.1)​ 그러나 이 우울증도 광기에 한 발짝 다가갈 수는 있을지언정 그에 온전히 도달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울이 광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또한 활기를 잃게 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우울이 ‘미쳐 날뛴다’는 것은 모순적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광기로서의 우울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여러 선택지 중 한 가지 답을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 1956~)의 영화 <멜랑콜리아 Melancholia>(2011)에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멜랑콜리아>의 응답은 아마도 가장 아름답고도 파괴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멜랑콜리아>에서 광기로서의 우울은 서로 대조를 이루는, 난폭한 방식과 의연한 방식 두 가지로 표현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폭주하는 광기로서의 우울은 영화의 1부 ‘저스틴’에서, 다소 ‘약한’ 강도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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