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필 - 생명을 품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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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만이 숲이 아니다. 깊은 바닷속 서로를 부둥켜안고 해를 바라보는 푸르른 신록. 파도 따라 가버린 아버지 대신 가여운 식구들 뱃구레를 살찌우던 미역. 남편은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면 미역이 떠오른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혼인하였다. 빈손이었던 남편이 처가살이를 시작한다고 하자 우리 집은 어촌의 큰 화제였다. 가난한 신접살림은 작은 숟가락 하나 놓고선 소반에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는 소박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무엇이라도 해야 밥을 먹고 살 터이니 철부지 어린 새색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어선에서 실어 온 미력을 다듬고 말리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그 간단한 일마저 손이 서둘렀던 나는 물색없이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어촌 아낙네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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