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작가론]황석영론
- 최초 등록일
- 2005.06.19
- 최종 저작일
- 19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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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황석영론
목차
1.서론
2.본론
3.결론
본문내용
마지막 장면에서 기차는 눈발이 날리는 어두운 들판을 향해서 달려간다. 그 기차에 몸을 싫은 영달은 삼포에서 공사판 일이나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정씨는 정신적인 지주인 고향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막상 삼포를 향해서 가고는 있지만, 직접 그 변해버린 모습을 지켜볼 용기가 차마 나질 않을 것이다. 어쩌면 삼포는 이제 그에게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구원으로서의 의미가 퇴색한 채 또 다른 고달픈 세상사의 한 면을 보게 되는 곳일지도 모른다. 다리가 놓여 육지와 연결된 그때부터 삼포는 이미 그가 떠나고자했던 곳과 다를 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정씨가 힘든 현실의 생활을 하루하루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세상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삼포란 마음의 고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에게 이 도피처의 상실은 단순히 고향의 모습이 바뀌었다는데서 오는 안타까움이 아니라 엉망진창 밑바닥인 자신의 인생을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 사라져 버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마도 이들은 삼포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정처 없는 뜨내기 인생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영달은 자신의 고향에 함께 가자는 백화의 제안을 거절한데서, 백화는 영달과 정씨의 대화를 통해서, 정씨는 역에서 만난 노인의 말에 의해서 이들 모두의 마음의 정처는 파괴되고 만다. 정착의 기회가 주어져도 이들은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서 안주를 거부하거나, 거부당하고 만다. 이를 통해 무분별한 근대화가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뿌리 뽑힌 존재인 영달, 정씨, 백화로 대변되는 실향민들이 정신적으로까지 철저한 실향민이 되도록 우리의 삶을 황폐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풍요로움과 부의 가면으로 위장하고 진행되어 가던 근대화가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훼손시킴으로써 이들 모두를 실향민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영달, 정씨, 백화는 실향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던 당대 민중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 하겠다. 황석영은 우리 민족을 모두 실향의 상태로 규정하고 있지만, 여기서 실향은 꼭 남북분단으로 인해 생긴 것이라기 보다는 급속한 근대화의 부정성이 빚어낸 당대 민중들의 보편적인 실향 상태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참고 자료
『한국 현대소설의 형이상학』 - 한점돌(새미)
『객지 -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민중의 발견』 - 류보선(문학평론가) (한국 대표 중단편 소설 50 3권 - 작품해설/객지/ 중앙일보사)
『열애』- 황석영 작가 서문(나남, 1988)
『우리 소설 토론해봅시다(현대소설편)』 - 김동준 (새날)
『미륵의 세상, 사람의 세상』- 황석영(형성사, 1985)
「계간 문학동네 1999년 봄/제6권 제1호/통권18호/문학을 찾아서 - 황석영」- 새로운 문명적 대안과 문학론을 위하여(인터뷰 이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