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 최초 등록일
- 2006.02.03
- 최종 저작일
-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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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커피와 다방의 사회사)
강준만, 오두진 지음. 인물과 사상사 2005.08.13
대중은 커피는 몰라도 다방은 안다. 그것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블렌딩(blending), 토우스트(toast) 같은 잡다한 커피 상식이 아니다. 단지 시대의 분위기를 전하는 책이다. 이 책은 커피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커피와 관련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목차
1. 저술의 방법론
2. 커피를 중심으로 본 풍속사
3. 한국에서 커피의 상징
본문내용
커피는 경험이다. 문화 마케팅, 체험마케팅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커피는 경제적이 아닌 ‘사회적’ 경험이었다. 커피를 보약으로 알고 먹기도 했다. 검은 색깔과 쓴 맛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사회상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는 입장이다. 커피를 먹으면 설사가 나오니 이 또한 회충약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많은 사람의 통찰대로 커피는 문화다. 커피는 사교의 중심이다. 손님이 찾아와도 부담 없이 내놓고 밖에서 만날 때도 부담 없다. 시골촌부의 눈요기가 되는 다방레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티켓으로 향락문화의 한 자리를 점하기도 했다. 나이 들수록 소일거리가 없는 한국의 문제다.
커피에 들어있는 상징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한다. 일제시대에는 룸펜과 고급 지식인의 망국의 한(恨) 같은 상징이고 해방 후에는 실직과 사기 같은 혼돈의 어수선함의 상징이었다. 군부 독재시대에는 탈출구 비슷한 해방감이었다. 다르게는 다방에서 커피 한잔하는 여유, 혹은 낭만을 뜻했다. 청춘 남녀가 모여 앉아 꿈과 인생에 대해 논한다면 이 어찌 기쁜 일이 아니겠냐는 은근한 추파가 낭만적으로 횡행했다.
커피는 한국 대중을 읽는 지표로 기능한다. 커피에는 회충약, 보약, 외채의 주범까지 많은 논란을 달고 다녔다. 우리에게 커피는 이국 (exotic)이었고 변화였다. 그 변화를 재빨리 획득하기 위한 지표가 커피다. 커피의 확산처럼 우리는 급격히 서구화되었다. 이 부분에서 우리 특유의 평등의식을 볼 수 있다. 남 따라 장에 간다는 식으로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밴드웨건(bandwagon) 효과를 보여준다. 커피값을 올려도 수요는 더 늘어난다는 것은 베블렌 효과도 보여준다. 현재는 미국식 커피 문화가 그대로 문화화 되었다. 다방의 문화가 스타벅스(starbucks)로 대체된 것이다. 우리는 자생적인 커피문화가 없어질 것을 염려해야 한다. 미국의 시애틀과 똑같은 문화를 바라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를 우울하다고 해야 하나, 글로벌한 자긍심을 가져야 하나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참고 자료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커피와 다방의 사회사)
강준만, 오두진 지음. 인물과 사상사 200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