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인물로 보는 친일파 역사

소개글

"인물로 보는 친일파 역사" 서평
역사문제연구소 편, 역사비평사,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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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스탈린 철의 공포정치 시대, 일반의 추산에 따르면 약 7백만의 소련인민들이 갖가지 죄목을 쓰고 처형되던 ‘대숙청’ 시절을 다룬 영화중에는 『이너서클 The Inner Circle』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이반(Ivan)은 소련 제일의 영사기 기사인데 그가 결혼식을 치루던 날 들이닥친 비밀경찰들에게 연행되어간다. 누구든 티끌만한 반역의 조짐이라도 보이면 그것으로 인해 곧 스탈린 헌법의 무시무시한 죄목을 뒤집어쓰고 비밀경찰에게 끌려가 죽임을 당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사소한 말 한마디 때문에 죽는 것이로구나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스탈린의 개인 영사기사로 발탁된 것이었으며, 이후 스탈린의 총애를 받으며 그의 내부조직, 즉 ‘이너서클’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초반 줄거리이다. 권력이나 돈, 기득권을 둘러싸고 형성되는 원형의 서클은 아마도 인간이 사회를 이루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언제나 존재해왔을 것이다. 이렇게 형태를 가지는 것은 그것의 형태가 어떤 모양이든지, 심지어 가시적인지 아닌지에도 상관없이 그 형태를 이루는 ‘경계선’을 가지는 것이 필연적이고, 경계선의 존재는 그것을 기준으로 inner 와 outer 의 구분이 생겼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러한 ‘이너서클’이라는 단어의 근저에는 그 경계선 내부에 속한 사람들의 특권 및 특권의식과 대비적으로, 외부에 속한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그러한 구분 체제의 불공정성, 불합리성을 비판하는 시각이 담겨있다. 그러므로 그 단어 자체가 주는 정치적 뉘앙스는 다분히 부정적이라 할 수 있는데, 얼마 전 그 단어가 한국사회 내 반사회적 집단에 대한 지극히 경멸적 어조로 쓰인 보도가 있었다. 바로 2006년 4월 CBS 라디오 ‘시사자키 : 오늘과 내일’에서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의 발언이다. 친일파 재산환수법을 발의한 그에 따르면 일제시대 고위 공직을 지낸 친일파 후손들의 이너서클이 지금도 활동 중이라는 발언이 보도된 일이다. 사실 이미 친일파 문제는 언론에 불거져 일반대중의 주목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이완용 후손 이윤형씨가 지난 92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땅 712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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