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이하다.
- 최초 등록일
- 2007.11.06
- 최종 저작일
- 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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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추석에 관하여 일어난 에피소드를 수필형식으로 써보았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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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추석 명절은 바쁜 나날에 지쳐버린 내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하는 듯하다. 일상의 피곤함과 삶의 무거운 짐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연휴의 여유로움과 어머님과 친지들의 정성이 스민 맛나고 풍성한 음식들 그리고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친척들과 가족들이 기다리는 고향집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미 추석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흠뻑 빠져 들고 말았다.
내 환상을 깨뜨리듯 매스컴에서는 귀경차량들로 가득 찬 고속도로의 갑갑한 정체를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귀경차량들로 오고가지도 못하는 빽빽한 고속도로 위에서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걸은 지 이미 오래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뉴스가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자마자, 마치 누군가가 들뜬 내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추석연휴의 명성이 실감 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나는 구름 낀 하늘에 둥근 달이 뜨고 나서야 고향집에 겨우 다다랐다. 달이 둥그런 것이 풍요로운 추석에 한껏 추임새를 넣는 듯 하고, 나는 흥겨운 마음에 두 손을 걷어 부치고 음식하는 바쁜 일손에 손을 거든다.
밀가루와 계란을 골고루 입힌 오징어와 가지, 호박, 버섯 꼬쟁이들이 나란히 소쿠리 위에 올라온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을 핑계로 예전과는 달리 모든 음식을 집에서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추석의 백미인 송편마저도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직접 빚기보다는 맛으로 소문난 떡집에 주문한 것을 찾아오기만 하였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에는 친척들이 모두 모여 송편도 만들며 저녁 늦게까지 음식을 만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사음식도 상에 올릴 양 만큼만 만들고 송편도 쇼핑하듯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과는 다르게 타지에 떨어져 지내는 친지들이 민족 고유명절인 추석에 꼭 모이지 않더라도 서로 자연스레 고단한 삶을 핑계로 이해하기 마련이다. 이렇듯 친족 간의 ‘정’으로 압축되어 표현될 수 있는 우리민족의 명절문화가 예전과 많이 달라지는 현실은 마치 하루하루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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