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예술의 이해] 이리 멘젤의 가까이서 본 기차

소개글

강요된 기계적 질서에 대한 풍자와 조롱,
이리 멘젤의 <가까이서 본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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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체코 감독 이리 멘젤의 <가까이서 본 기차>를 처음 본 것은 지난 5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였다. 원래 스폰지하우스나 씨네큐브는 자주 이용하는 극장이라 이번 학기에도 그곳에서 영화를 꽤 많이 보았고, 그래서 리포트로 쓸 영화를 정하는데 상당한 고민을 해야 했다. 고민 끝에 이 영화로 결정하고 나서야 이 영화를 본 것이 저번 학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마침 씨네큐브에서 재상영을 한다고 해서 제출기한 막바지가 되어서야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 보았을 때도 굉장히 인상 깊었던 영화였는데, 다시 보아도 그 특유의 유머와 풍자, 은유 덕분에 즐거운 작품이었다.

영화 전체는 주인공 밀로시와 그가 일하게 되는 철도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독일과 체코의 대립 구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주목하는 것은 나치 독일과 체코의 정치적 대립이 아닌 다른 것에 있다. 나는 그가 비판하고자 한 것은 독일의 기계적일 정도로 딱딱하고 강압적인 태도와 비(非)생명성이라고 보았다. 독일인들의 이런 특성과 체코인들의 반대되는 특성을 비교하는 비유적인 표현은 영화 전체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반복해서 나타난다. 내러티브뿐만 아니라 배경, 소품, 의상 등의 미장센, 음향 등의 여러 요소로부터 이런 주제의식을 추론해볼 수 있다.

영화에서 기계를 보여주는 쇼트는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것도 배경의 일부로서 스쳐가듯 보이는 것이 아니라 쇼트의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주요하게 등장한다. 큰 기차나 철도역 안에 있는 기계들은 일상에서든 성(性)적으로든 생동감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대비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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