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영화를캐스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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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변신에서 주인공 ‘잠자’는 어느 날 아침에 독충이 되었다. 그런데 몸이 독충으로 변해버린 것보다도 먼저 주인공의 의식에는 회사에 지각해서 상사에게 꾸중을 듣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몸은 변했어도 주인공 ‘잠자’는 그대로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 ‘잠자’였다. 외모는 계속적으로 변한다. 시간의 흐름은 육신과 함께 흘러가기 마련이다. 변화할 수밖에 없는 육신에 비해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영혼은 불멸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 어떤 것이 변할 수 있어도 영원히 변할 수 없는 것은 영혼. 즉, 정신인 것이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남자가 여자가 되고 여자가 남자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과학 기술의 발달은 자기 정체성에 대해 심오하게 다룰 수 있는 철학적 문제를 안겨주었다. 예를 들어, 하리수와 같이 20여년 간을 남자로 살아오다가 겉모습이 여자로 바뀐 이 사람을 그라고 불러야 할지 그녀라고 불러야 할지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의식까지 모두 여자가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하리수는 여자라고 말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의식은 예전에 20여년 간을 남자로 지내온 기억이 묻어있으므로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정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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