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독후감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연민하는가

소개글

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독후감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연민하는가

목차

1. 들어가며- 연민이란 무엇인가
2. 동정 혹은 공감? 그리고 연민
3. 로기완을 만났다
4. 우리 곁의 “로기완들”
5. 나가며

본문내용

조해진은 전작들에서 전쟁의 희생자들(<빛의 호위>), 해외입양인(<<단순한 진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왔다. 2011년 작품 <<로기완을 만났다>> 역시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하여 소외된 존재로서 그를 비춘다. 하지만 조해진의 소설에서 배제되고 억압된 존재를 재현하는 방식은 여느 매체나 주류적 기록들에서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들을 어딘가 독특하고 예외적인 존재로 보기보다는 우리 곁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존재로 여기거나 혹은 그들에게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회의 소외된 자들과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혀나가려 시도하는 것이 조해진 소설의 미덕이다.
연민이란 타자가 느끼는 고통의 크기에 대한 판단, 그런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부당함에 대한 판단이다. 또한 그와 더불어 “나도 비슷하게 될 가능성에 대한 판단”(누스바움, <<감정의 격동>>, 576)을 수반하는 감정이다. 연민은 동정과 구분되는데, 연민을 느끼는 관찰자는 고통을 당하는 당사자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민은 감정이입과도 비교되는데, 연민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통해 고통을 당하는 사람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그 고통을 개선하려는 행동이나 실천을 하게 만드는 감정이다.
연민은 “나도 비슷하게 될 가능성에 대한 판단”(누스바움, <<감정의 격동>>, 576)을 바탕으로 생기는 감정이므로 연민을 느낀 개인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타인의 고통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 판단은 어디까지 나와 비슷하게 볼 것인가에 대한 경계설정을 요구한다.
연민을 그 사람이 속한 계급, 종교, 인종, 젠더, 성적 취향 등의 사회적 조건에 한정되어 발생한다고 볼 때 인간이 진정으로 연민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스바움은 이것을 가식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인간의 취약성을 인식하지 못한 인간의 무지라고 설명하였다.

참고 자료

<<로기완을 만났다>>, 조해진 지음, 창비, 2011.
<<감정의 격동>> 마사 누스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