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년 4월 일본의 조선 침략으로 시작되어 근세 아시아 판도를 뒤흔들어 놓은 7년간의 전쟁을 한 장수의 눈으로 기록한 『난중일기』는 전쟁을 맞은 인간 이순신의 고투를 남김없이 보여 주는 비망(備忘) 기록이다. 이순신이 초서로 몹시 흘려 쓴 일기의 친필 초고는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해일수록 그 정도가 더욱 심하여 당시의 긴박함을 생생히 보여 준다. 그러나 이로 인해 후대인들은 이 일기의 상당 부분을 제대로 읽어 낼 수 없었고 오독되어 전해진 글자도 많았는데, 현대의 수많은 한글 번역본들 또한 이러한 오류를 바로잡지 못했다. 이 책은 이전의 모든 판본을 종합하여 한 자 한 자 검토하였고 누락되고 오독된 많은 부분을 밝혀내어 처음으로 수정했다. 또한 2008년『충무공유사』판독, 번역 과정에서 새로 밝혀진 「을미일기」등 32일치 일기를 반영하여 지금까지의 『난중일기』 중 가장 완전한 정본을 세웠다.
교감 완역『난중일기』는 초고본에서 문맥과 문헌을 참고하여 91건을 바로잡았고, 전서본으로 29건, 『난중일기초』로 3건, 새로 발견된 일기초로는 58건을 교감하여 수정했다. 또한 그동안 전서본만 전해져 오던 이순신 장군의 개인적이고 가정사적인 내용을 위주로 적은「을미일기」를 포함하였다. 「을미일기」에는 권율과 원균 등 상관과 동료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한 내용을 담고 있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이순신의 새로운 면모를 알 게 해준다. 이 책에는 모든 판본을 일일이 대조하여 교감한 원문을 전부 수록하였고, 이에 기초한 한글 번역판에는 세심하게 주석을 달아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