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ADHD면 어떡하지? 내가 ADHD였으면 좋겠다!”
세상의 리듬과 불화하며 불안정한 박자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프리랜서가 된 출판편집자 김의심 씨. 프리랜서의 달콤한 자유를 만끽하나 했는데, 어느새 일도 생활도 엉망이 되어간다.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일하는 시간은 제멋대로고 시간 배분을 제대로 못해서 매번 다급하게 마감을 해치우는(?) 생활을 반복하며 매일 머리를 쥐어뜯고 자신을 미워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 사람들이 너도 나도 ADHD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내가 쓰레기라서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이게 질병일 수 있다고? 질병이라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그럼 나도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런데 혹시 불치병 같은 거면 어떡하지?
‘내가 성인 ADHD 아닐까?’ 하는 막연한 의심과 ‘만약 질병이라면 내가 환자가 되는 것인가?’ 하는 뜻밖의 불안. 치료라는 이름의 희망과 질병이라는 낙인의 두려움. 이랬다가 저랬다가 머릿속이 복잡한 김의심 씨는 도대체 성인 ADHD가 뭔지, 왜 갑자기 사람들이 ADHD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인지, 자신이 가진 기대와 두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결심한다. 그래, 모르면 물어보자. 의심 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주연 선생님의 진료실 문을 두드린다.
“김의심 씨, 안녕하세요. 시간 맞춰 오느라 애쓰셨어요. 오, 짐이 많으시네요. 펼쳐진 노트북은 여기 책상 위에 놓고 사용하시면 되고, 가방이랑 옷은 옆의 의자에 놓으시고요. 어, 위험해요, 그 종이컵은 제가 받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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