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갈피 못 잡는 기여입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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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입학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연세대 학교는 2002년부터 기여입학우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이는 상징적으로 기여입학제가 실시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취약한 기여문화 정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여힙학제란 물질, 비물질적으로 학교에 기여한 바가 있는 사람의 자녀에게 특례입학의 기회를 주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재정난 극복을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학교측의 입장과 “부에 이어 학력마저 세습화하느냐”라는 반대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기여입학제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기여 입학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정난 타개’이다. 학교측에선 현실의 재정난 속에선 질 높은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또한 소수의 부유한 기부자들에 의해서 다수 학생들이 혜택을 입는다는 면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를 받아들이기엔 우리 사회의 국민정서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유와 명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학교와 사회에 대한 기여를 보상하는 것은 그 자체가 정의롭고 교육과 사회발전에 대한 공헌을 고치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입학정원의 1-2%만을 활용함으로써 등록금을 올리지 않아도 되며 그 결과로 다른 학생들도 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약 75%가 기여입학제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러한 반대가 일어나게 되는 우리 문화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대학관은 서양과는 같지 않다. 우리의 대학 진학률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데도 입시경쟁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이유를 다져 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대학은 지식과 기술을 얻는 교육장만이 아니다. 출세하여 이름을 떨치는 것이 하나의 효도이자 인생의 목표요, 그 입신양명의 기본조건이 바로 대학, 그것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입학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되고 있으며 거의 모든 것을 다 희생하더라도 꼭 이루어야 할 최고의 가치가 되고 말았다. 이렇듯 최고의 가치로 대학진학을 추구하고 그 과정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우리 사회는 학벌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소신을 중시하는 서양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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